한국 대학과 연구소, OLED 산업 기여도는?
정부가 다양한 연구지원 사업으로 해마다 수십억 원 이상의 연구비를 산학연에 지원하고 있으나 대학과 연구소는 논문 생산에만 치중하고 있지 실제적으로 기업에서 기술을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독일 Dresden 공대의 Karl Reo 교수가 창립자로 되어 있는 Novaled는 재료 업체로서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여 삼성과 LG의 AMOLED에 필수적인 재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공동 개발을 추진해온 Frounhofer 연구소에서 COMEDD는 독립 기업으로 분사하여 micro OLED Display 사업화를 추진 중에 있다. 영국의 CDT는 Cambridge 대학에서, UDC는 미국 Princeton 대학에서 만들어졌다. 또한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의 최대 화두인 IGZO oxide TFT는 일본 동경 공대 Hosono 교수의 연구 결과물로 만들어진 기술이다. Kido 교수 역시 tandem 구조를 제안하여 산업에 이바지 하고 있다. 이들 교수들은 전세계 학회에서 VIP로서 존경 받는 거물들이다.
이에 비해 한국의 현실은 실로 매우 부끄럽다. 한국의 OLED 산업에 기여한 연구자로 볼 수 있는 교수로서는 Dow Chemical에 합병된 그라쎌 창립자 홍익대 김영관 교수, 증착장비 업체인 YAS의 창립자인 연세대 정광호 교수 정도이다. 대학과 연구소는 기업 보다 앞서 이론과 창의적인 사고로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여 산업에 이바지하는 연구 자세가 필요하나, OLED 세계 최고의 인프라를 갖춘 대한민국의 현실은 논문만 양산하는 논문 공장에 불과하다. 논문으로서는 세계적인 top data를 발표하고 있지만 오히려 전세계 OLED 분야에서 존경 받는 교수로 이름이 거론되는 분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이러한 연구 형태는 이전부터 한국이 노벨상이 나올 수 없는 근본적인 연구개발 시스템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학은 우수한 학생을 키우는 인재 육성 기관이지만, 다양한 학문적 접근으로 창의적인 연구 논문을 만들어야 한다. 더욱이 정부 출연 연구소는 기업들이 할 수 없는 분야에서 기술을 개발하여 산업에 이바지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대학과 연구소들은 남이 하지 않는 논리와 기술 개발 보다는 OLED 후진국들인 미국과 일본, 독일 등에서 새로이 정립한 논리가 있으면 모방하여 논문 생산에만 열중하고 있다. Kido교수가 tandem structure를 착안하여 고효율 OLED 구조를 제안하면 한국의 교수들은 이 구조를 모방하여 수 많은 고효율 OLED 논문을 찍어내며 자신이 이 분야 대가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 교수들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낮기 때문에 교수들에게 지급하는 연구비는 실로 매우 적다. 아는 교수에게 재료비 정도 지원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대학원 실험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정부 과제를 생성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정부의 지원 정책은 더욱 행정 위주이다. OLED는 종합 기술이기 때문에 패널 회사 단독으로만 제품이 개발될 수 없다. 다양한 재료와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장비 업체와 재료 업체가 같이 참여하는 대규모 컨소시엄이 바람직한 개발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컨소시엄은 처음에는 그럴싸한 연구비가 책정되지만 막상 과제가 시작하는 시점이 되면 연구비가 점차 줄어 들어 기업당 분배되는 연구비는 많아야 수억, 적으면 수천만 원에 불과하다. 차라리 만들지 않는 것이 나을 수 있을 정도의 미비한 금액만을 지원하는 탁상 행정의 표본이OLED 업계에서는 자행되고 있다.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가 논문 생산 기지에서 벗어나서 세계적인 학술 기관과 창의적인 연구소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곰곰이 생각해 볼 시점이다.